Pyre는 Bastion, Transistor로 유명한 Supergiant games의 세번째 작품으로 그 전 게임과는 확고하게 다른 게임이다. 게임의 장르를 설명하자면 스토리 중심 판타지 3:3 농구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불꽃에 공을 던지거나, 공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들어가서 데미지를 입혀 총 100의 데미지를 입혀야 이기는 게임이며, 상대 캐릭터를 공격할 수 있고, 공격당하면 몇 초 후에 다시 부활하는 시스템이다. 캐릭터마다 공격방식, 이동방식, 보조기 가 다르기 때문에 조합에 따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를 키우고 어떤 스킬을 찍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 활용이 매력적이다.

3:3 농구를 Rite(의식)이라고 부르며, Rite를 안하는 동안에는 선택지 기반 대화 시스템으로 스토리를 즐기게 된다. Rite에서 이기든 지든 게임은 계속 되며 Rite의 결과는 스토리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관과 스토리가 잘 짜여져 있고 캐릭터마다 스토리, 성격이 다르기에 지루함이 전혀 없다. 3대3 농구가 재밌지만 플레이타임을 충분히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을 대화 시스템으로 충분히 시간을 유의미하게 매꾸고 있다.

Supergiant games의 예전 게임들과 전혀 다른 시스템이지만 게임사의 트레이드 마크를 잘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어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수있지만 제약을 거는 만큼 EXP 증가량이 올라가는 Limiter 시스템, 조합을 최대한 바꾸게 만들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도록 강제하는 시스템 등 이전 게임들의 장점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합을 바꾸게 만드는 시스템은 Transistor 때보다 더욱 발전하였고 Pyre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TL;DR : 믿고가는 Supergiant games의 특유의 유화 아트 + 독특한 장르로 재밌는 게임. 3:3 게임도 재밌지만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식도 상당히 매력적인 게임! 성공적인 모험적 시도라고 생각한다.

첫인상

Supergiant 가 처음으로 Pyre 게임을 보여줬을 때 드는 생각은 “어, 굉장히 모험적인 시도인데?”라는 생각이였다. 그들이 잘하는 월드로 보여주는 스토리, 쿼터뷰로 플레이하는 1:N 전투 게임이 아닌 3:3 농구 게임을 보여줬고 그러는 와중에 미연시 같은 선택지 기반 대화 게임을 보여주었고,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였다. Transistor의 경우 전작이자 초기작인 Bastion을 잘 Polishing하고 거기에 약간의 독특한 시스템을 얹은 느낌이라면, Pyre은 아트 빼고 공통점이 없어보이는 게임처럼 보였다. 걱정보다 기대를 많이 하였고 게임이 나오고 나서 리뷰들이 좋아, 플레이 하기로 결정했다. (작성 기준 Metacritics 84, 유저 평 7.9, IGN이 97)

아트

역시 매력적인 동화책에서 나올법한 유화풍 아트 + 정말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이다. 대화 할때는 캐릭터 아트를 크게 보여준다. 대화할 때, 조금씩 캐릭터 표정이 달라지고 이펙트가 나올때도 있는데, 캐릭터는 정적인 이미지인 반면 이펙트는 너무 부드럽게 나와서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펙트의 종류가 한정적이기에 대화 내용과 정확히는 안 맞는 경우도 있어서 아쉬웠다. 대화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이펙트에 조금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넘나 부드러운 이펙트. 예쁘긴 하지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아직도 모르겠다)

게임 플레이

Rite

Rite는 3:3 농구로서 공을 가진 캐릭터가 상대방 불(Pyre)에 들어가거 공을 던져서 데미지를 입혀 총 100의 데미지를 입히면 이기는 게임이다. 불에 들어가면 캐릭터가 낼수 있는 최대 데미지를 무조건 주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그 캐릭터는 없는채로 2:3 싸움을 해야되고 공을 던지는 것은 시전시간이 있으며 시전시간에 비례하는 데미지를 준다. 그래서 최대한 던지는 방향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 다음 라운드에 유리하다.

각 캐릭터는 공격 스킬, 이동 스킬이 있으며 공격을 맞으면 무조건 죽고 일정 시간 후에 부활한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주변에는 아우라가 있어 적 아우라에 들어가면 죽지만, 아우라는 땅에 펼쳐져서 스태미나를 사용하는 점프나 날기를 사용하면 아우라에 의한 죽음은 피할수 있다. 또한 공을 잡으면 아우라가 사라지고 공격을 못하기 때문에 공을 잡은 캐릭터는 죽기가 쉬워 무작정 공을 잡고 달리는 것은 좋지 않아 굉장히 전략적으로 게임을 해야한다.

RPG 파티 플레이

Rite 자체는 굉장히 심플하지만, Rite의 깊이감은 캐릭터의 다양성, 그리고 캐릭터의 특성 찍기에 달려있다. 캐릭터마다 이동 스킬, 공격 방식, 달리기 방식, 이 세가지가 다르며 캐릭터를 단순히 세가지 방식의 컴비네이션으로 다양성을 늘리지 않고 다 각자의 방식이 존재한다. 캐릭터마다 방어 특화, 공격 특화, 서포트 특화, 골인 특화, High-risk High-return 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고 그중 3 캐릭터를 사용하기에 정말 다양한 조합이 존재하며 각 조합마다 플레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Volfred

이 캐릭터는 달리기 없이 느리지만 짧은거리 텔레포트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고, 아우라를 뿜는 나무를 심어 (가운데) 더욱더 많은 공간을 자신의 아우라로 감쌀수 있지만 점프를 하지 못해 날거나 점프로 아우라를 피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또한 캐릭터를 레벨 업 하면 특성을 찍을 수 있는데 특성 하나하나가 굉장히 큰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어느 특성을 찍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유형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각 캐릭터마다 2개의 특성 갈래가 있는데 각 갈래가 의미하는 바가 달라서 공격/방어 선택부터 속도/부활, 골인/서포트 처럼 다양하게 분리를 해놓아서 선택이 단순하지 않고 조합을 생각하면서 특성을 찍어야 한다.

Mastery

각 캐릭터마다 Mastery가 2갈래로 이루어져 있다

3:3 매치가 빠르게 질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Pyre는 캐릭터 조합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게 만든다. 공격을 우선시하여 적의 부활시간동안 골인을 하는 전략, 아우라로 점점 적을 좁혀가는 전략, 빠른 캐릭터들로 공 드리블로 적 아우라를 피해서 빠르게 골인하는 전략 등 다양한 전략들을 사용하게 되며 적의 타입마다 적절한 전략과 조합을 찾아야 한다.

대화 시스템

이 게임에서 사실 상 가장 많은 시간을 쓰게 되며, 멀티 플레이 게임이 아닌 싱글 플레이 게임으로서 두드러지게 만들어주는 대화 시스템이다. Rite도 재밌지만 이 시스템이 없었다면 Pyre는 불완전한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어느 곳을 갈지 선택하게 되고, 선택지 기반 대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와 대사는 모든 경우에 다 자연스러우며 캐릭터마다 백그라운드 스토리가 있고 각자 Rite에 임하는 이유도 다르며 캐릭터간의 상호작용도 충분히 있다. 또한 이 상호작용들은 Rite에도 영향을 미친다. 두 캐릭터 사이가 안좋으면 Rite에 같이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는 Rite 참여 자체를 거부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을 제한한다.

기본적으로 미연시의 느낌을 따라가고 있지만 독특한 점으로는 Rite에서 지든 이기든 상관없이 게임이 진행되며 Rite의 승패는 스토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그리고 게임 내의 고유명사들에 마우스를 올리면 설명이 나온다는 점이다. 고유명사 설명 시스템은 상당히 유용했는데, 단순히 사전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알게되는 정보들은 모두 설명에 포함되며, 각 캐릭터 백그라운드 스토리 진행 역시 볼수 있어, 대화를 너무 빨리넘기더라도 중요한 정보들은 모두 다시 정리된 형태로 볼수 있다.

Tooltip

대화에서 나오는 고유명사들은 모두 설명을 쉽게 볼수 있어, 편하게 스토리를 즐길수 있다.

Supergiant games의 게임 디자인

게임 플레이는 게임사의 이전작들과 굉장히 다르지만, 이전 게임들의 게임 디자인 적 요소들은 유지하였기에 해당 요소들을 보면서 “게임사의 특징을 계속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 스스로 제약걸기

Transistor에서는 Limitor로서 존재했던 시스템으로 Pyre에서는 Rite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 스스로에게 걸 제약을 선택할 수 있다. 제약에는 상대방 체력 늘리기, 상대방 속도 늘리기, 내가 하는 데미지 감소 등이 있으며 제약을 걸때 마다 해당 Rite에서 얻는 Exp 양이 늘어난다. 사실 결국엔 도찐개찐인게 레벨업을 하면 난이도가 하락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상쇄되어 결국에 체감 난이도는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제약을 걸면 내가 불이득을 본 상태에서 이기는 것 같아 도전하는 느낌이 들며, 모든 제약을 켜면 굉장히 게임이 어려워진다. 또한 스토리상 중요하거나 어려워 보이는 적이랑 싸울 때는 제약을 풀어 이길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Transistor에서는 죽으면 재시도를 해야되기 때문에 Limitor로 난이도를 너무 많이 올렸는지를 체크할 수 있으며 그 피드백 루프 시간이 짧아서 리미터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었지만, Pyre에서는 패배해도 게임은 계속되기 되며 Rite하는 동안에는 제약을 키고 끌수 없어서, 난이도 조절 피드백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강제적 조합 변경

Pyre 같이 파티 조합이나 무기 조합 같은 경우, 항상 생기는 문제점은 너무 강력한 조합이 어떻게든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수 많은 가짓수를 테스트 하기도 힘들기도 하고, 한 조합이 너무 강력하다고 그중 하나의 캐릭터를 약하게 만들었을 때, 다른 조합이 너무 약해질수 있기도 하기에 모든 조합을 고려한 밸런싱은 힘들다. OP인 조합의 문제점은 다양한 조합을 플레이어가 경험할 수 없다는 점과 너무 강력해서 게임이 주고싶은 경험이 전달되지 않는 다는 점이 있다. Supergiant games는 이 문제를 강제적으로 조합을 변경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해결하였고, 이 해결책은 문제점 2개를 모두 해결한다고 생각한다. (Roguelike인 경우, 이것을 오히려 이용하여 초보자들도 OP인 조합만 먹으면 쉽게 이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Transistor의 경우, 능력치를 조합할 수 있었고 플레이어가 죽으면 현재 끼고 있는 조합 중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능력하나를 당분간 봉인시켜, 능력 조합을 통채로 바꾸도록 강제하였다. Transistor의 경우엔, 강제적 조합 변경이 죽으면 일어났기 때문에 정말로 너무 강한 조합을 하게 되면 절대로 그 조합을 바꿀일이 생기지가 않았고, 그래서 강력한 조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Pyre의 경우, Transistor보다 더 발전된 형태로 조합 변경을 유도하는데, 이를 스토리적으로 해결하였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Rite 중에서도 중요한 Liberation Rite(해방의 의식)이 주기적으로 등장하는데, 이 Rite에서 이기면 해당 Rite에 참여한 캐릭터 중 한명은 자유의 몸이 되며, 더이상 해당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이겨야 해방이 된다는 점인데, 이기는 조합에서 한명이 사라지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안 좋은 캐릭터는 해방이 되기 힘들다. 캐릭터가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은 게임 플레이에는 힘들어 지지만 스토리상으로는 캐릭터가 모두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 좋기 때문에 그것을 감수하고 해방을 시키려 한다. 또한 Liberation Rite는 주기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게임이 진행되면 될수록 선택이 폭이 좁아져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되기에 플레이어의 성장에 따른 난이도 상승을 적절하게 해낸다.

Freedom!!

Liberation Rite에서 이기면 자유의 몸!

두 번째 방법으로는 직접적으로 그냥 랜덤한 캐릭터를 아프게 한다던지, 캐릭터의 스토리를 사용하여 참전에 제한을 거는 방법도 사용한다. 노골적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연출상 노골적으로 느끼지는 못하였다.